우미래 리포트

[이사장칼럼] 5G 시대와 모빌리티 혁명, 한국의 미래는?

이사장칼럼
작성자
ourfuture
작성일
2019-04-25 09:07
조회
82
[이사장칼럼] 5G 시대와 모빌리티 혁명, 한국의 미래는?
2019.04.25

"5G시대의 최대 격전은 자동차 시장에서 벌어질 것입니다."

화웨이, 샤오미, 차이나텔레콤 최고경영진과 중국 산업정보기술부 장관이 한자리에 모여 이구동성으로 '모빌리티 혁명'을 예고했다. 지난달 개최된 보아오포럼 '5G 특별세션'에서였다.

화웨이의 5G 전략을 총괄하는 양차오빈 사장은 "5G는 인간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사물과 사물의 커뮤니케이션이 본격화하는 시대의 개막을 뜻한다"며 "화웨이는 그중에서도 움직이는 스마트폰, 즉 자동차 분야에 총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많은 사람이 샤오미를 디바이스 제조업체로 여기지만 나는 여기서 나오는 수익이 회사 전체 수익의 5%가 넘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다"며 "샤오미의 진짜 비전은 인공지능과 결합된 슈퍼인터넷 회사이며 모빌리티 분야에서 이를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제 차이나텔레콤 회장은 "차이나텔레콤의 임무는 통신은 물론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를 앞장서 조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먀오웨이 산업정보기술부 장관은 "중국 정부는 모빌리티 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도로망 전반을 디지털화하는 전략까지 수립했다"고 뒷받침했다.

민관이 혼연일체가 되어 자신감 있게 역할분담론을 펼쳐 나가는 모습은 정보통신 강국으로 도약하던 예전의 한국을 다시 보는 듯한 느낌마저 주었다.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자동차용 5G 통신 모듈을 출시하고 둥펑자동차와 5G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카 플랫폼을 구축하는 걸 보면 이들의 발언은 실천과 직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도 모빌리티 혁명이 불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이른바 BMW 전략을 보자. 여기서 B는 Bits, 즉 본업인 정보통신을 뜻한다. M은 Mobility의 약자로 사람과 상품은 물론 돈과 정보를 연결하는 이동성의 모든 것을 의미한다. W는 Watts의 줄임말로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배터리와 전기저장장치 그리고 전력망 인터넷(Grid of Things)을 포괄한다. 소프트뱅크가 에너지회사를 세우고 슈퍼그리드를 추진하는가 하면 우버와 디디추싱, 그랩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모빌리티 서비스기업에 대거 지분을 투자하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미와 시게키 소프트뱅크 에너지 사장은 "손정의 회장은 커뮤니케이션과 교통, 에너지 세 가지 모두가 한꺼번에 바뀌는 이 시대에 미래 플랫폼을 선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아키오 도요다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지난해 10월 손정의 회장에게 만남을 청해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함께하기로 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세계에서 최초로 5G를 도입했다지만, 품질 시비는 차치하더라도, 이걸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산업 생태계 전략 자체가 분명치 않다. '샌드박스'를 만들어 규제혁파에 나서겠다고 장담했지만 '샌드는 없고 박스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만큼 과거형 규제만 첩첩산중으로만 남아 있다. 현대자동차가 해외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 '그랩' '올라' 등과 제휴를 맺고 '남의 나라'부터 공략하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대자동차의 본질적 변화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경영의 전권을 쥐면서부터 시작됐다. 정 부회장은 현대자동차가 추구할 '업의 본질'을 교통수단 제조회사에서 '깨끗하고, 연결된, 자유로운 모빌리티(clean, connected freedom mobility)' 기업으로 재정의하고 여기에 향후 5년간 15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현대차의 이런 노력은 고군분투에 가깝다. 반기업 정서와 노조의 구시대적 발목 잡기는 안 그래도 뒤늦은 현대차의 변신에 커다란 장벽이 되고 있다.

반도체는 국격(國格)이고 자동차는 국체(國體)라는 말이 있다. 고용과 산업 후방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자동차는 국력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는 얘기다. 미국이 금융위기 당시 온갖 무리와 비난을 무릅쓰고 자동차회사를 살린 이유다.

한국이 모빌리티 대혁명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정부와 일하는 사람 모두 자신의 역할과 업의 본질을 시급히 재점검할 때다.

[김상협 카이스트 초빙교수·우리들의 미래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