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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칼럼] 보수우파의 혁신적 사회안전망 논쟁

이사장칼럼
작성자
ourfuture
작성일
2020-06-18 13:46
조회
56
[이사장칼럼][매일경제_세상읽기] 보수우파의 혁신적 사회안전망 논쟁

2020.06.18

필자는 2017년 12월 세상읽기 지면을 통해 `보수의 뉴 어젠다는 없는가`라는 제하의 글에서 `선거연령 하향`과 `기본소득`을 새로운 의제로 삼을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탄핵에 이은 대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내부 권력투쟁에 몰두하며 낡은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보수진영에 활로를 제시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별다른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2년6개월이 지난 지금 미래통합당의 최대화두는 `젊은 정당` 만들기와 `기본소득`이 되고 있다.

`젊은 정당`에 대해서는 별도로 논하기로 하고 오늘은 보수진영에서 급작스레 벌어지고 있는 기본소득 논쟁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보태고자 한다. 세상은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처럼 그동안 보수우파에서는 금기시되던 기본소득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의 `보수혁파론` 덕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총선의 역대급 패배를 포함해 주요 선거에서 4연속 실패를 기록한 보수진영으로서는 `처자식 빼곤 다 바꾸자`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말처럼 `기본소득`을 예시로 들며 본질적 변화를 요구하는 김 위원장의 목소리를 (싫더라도) 외면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어떻든 좌파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기본소득 논의가 우파의 쟁점으로 급부상하며 `의제 주도권`을 다투게 된 것은 새로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우파의 기본소득론은 무엇으로 차별될 수 있을 것인가.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재정건전성과 기본소득의 상관성이다. 2020년도 국가예산은 두 차례의 추경과 3차 추경안을 더하면 550조원에 육박해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던 3년 전 예산 400조원보다 무려 150조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이라던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 40%는 이미 무너졌고 이 추세대로라면 어디까지 갈지 알 수가 없다.

여기에 기본소득이 추가되면 어떻게 될까. 신생아에서 노인까지 아무 조건 없이 지급한다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원칙에 따라 1인당 30만원씩 지급할 경우 재정소요는 18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한다. 이 180조원은 현재 우리나라 복지 예산 전체 규모와 맞먹는데 어디서 추가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복지전달체계에서 발생하는 행정비용이 약 30%, 50조원 규모로 파악되는데 예산 당국으로서는 이것부터 개혁이 되어야 기본소득에 엄두를 낼 수 있다"고 털어놓는다. 이원재 LAB 2050 대표도 비슷한 추산을 하는데 일부 복지정책 폐지 및 축소(32조원), 소득세 비과세 감면(56조원) 등 복지와 세제개혁을 기본소득 재원조달의 과제로 손꼽고 있다. 포퓰리즘 정책을 펴는 정권이라면 `실현불가`로 퇴짜를 놓을 방안인데 우파의 기본소득론은 바로 이 지점을 공략해야 한다. 특히 다음세대를 위해 확보되어야 할 재정이 현재에 탕진되지 않도록 책임성 있는 개혁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이 기회에 노동시장유연화와 사회안전망 강화의 `빅딜`도 추진해야 한다.

지난해 9월부터 4차례에 걸쳐 사회안전망 포럼을 열어온 원희룡 제주지사는 여기에 `기본역량론`을 추가한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바이러스의 `이중충격`으로 일자리에 근본적 위기가 발생한 만큼 교육과 사회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통해 국민 개개인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자는 방안인데 다음주 국회에서 5차 사회안전망 포럼을 연다고 한다.

시대의 커다란 변화 속에 좌우의 구분은 오래된 세계의 이분법이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누가 과거의 세계와 미래의 세계에 속한 것인지, 누가 더 책임을 지는가를 구분하는 게 더 현명한 변별 방법이 되리라는 생각이다.

[김상협 카이스트 지속발전센터장·우리들의 미래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