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래 리포트

['우미래'의 생각]동북아시아 국제정치의 역학과 동북아 수퍼그리드

우미래생각
작성자
Ourfuture
작성일
2018-01-08 11:51
조회
195

동북아시아 국제정치의 역학과 동북아 수퍼그리드


작성자: 사)우리들의 미래 인턴 박다솜


동북아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은 누구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동북아시아의 에너지 소비량이 높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2016년 기준 한국, 중국, 일본의 총 석유 소비량은 전 세계 석유 소비의 20.1%, 석탄의 경우 56%를 차지했다. 높은 석유와 석탄의 소비량에 비해, 재생에너지 소비량은 다른 국가, 권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며 이는 앞으로 개선의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앞의 수치에서 알 수 있듯,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높은 석탄과 석유 소비량은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 Determined Contribution)달성을 위해 다양한 탄소배출 저감 노력들이 필요하며 현 시점에서 동북아시아 협력은 필수불가결한 전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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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러시아 에너지 수급 현황


자료: (사)우리들의미래(‘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17’ 재인용)


하지만 연일 발생하고 있는 북한의 핵 도발과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정치적 변수들로 인해  동북아시아 협력의 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전통적으로 동북아 협력은 역사적,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협력의 진척이 더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난 10월 동아시아재단에서 주최한 “제 4회 한중일 대화”의 의제와 같이 정치를 배제한 비전통적 영역에서 협력을 시작한다면 어떠할까? 비전통적 영역의 협력이란 정치가 우선이 아닌 경제, 예술, 학문,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의미한다. 지난 세기동안 국가 간 갈등의 주요 원인은 정치, 안보와 같은 전통적 분야에서 비롯되었기에 비전통적 분야에서의 다양한 협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유럽의 경우 유럽의 거대한 자원과 경제시장을 공유하기 위해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 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를 설립했다. 이는 유럽 내 오랜 시간 지속되어 온 정치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기능을 했고, 유럽국가의 자주권 및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와 같이 동북아시아 또한 비전통적 영역에서 공동의 이익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대화를 시작한다면 유럽의 예시처럼 협력의 발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생각한다.

그렇다면 동북아시아가 공유하는 공통의 문제의식은 무엇일까? 필자는 ‘에너지 수급의 불안정성과 탄소감축의무’이라 생각한다. 현재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수급 불안정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안정적 에너지 수급에 대한 필요가 높아졌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정학적으로 주변국부터 고립되어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고, 세계 1위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의 경우는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해외 의존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언제 생길지 모르는 에너지 수급 불균형과 에너지 가격 폭등에 대한 불안정성이 높은 상황이다. 더하여 삼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하여, 공통된 환경문제를 공유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에 탄소감축의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수급 안정성 확보와 탄소감축 의무이행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비전통적 영역의 협력이 절실하다. 그 시작으로 동북아 수퍼그리드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동북아 수퍼그리드에 대한 논의는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자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북아 지역에서도 역내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대규모로 공동 개발하여 함께 사용하자는 제안이 각국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안의 중요성과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여러 정치적 변수에 의해 진행상황이 더뎌왔던 것이 사실이다.

새 정부 출범이후, ‘동북아 수퍼그리드’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발촉(2017.08)하여 북방국가들과의 경제, 에너지 협력 체제를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진행 중에 있다, 한-중-일-러 4개의 사업체가 전력망 연계 추진 협력 MOU를 체결한 것을 더불어 한-중-일 3개의 사업체 사이의 예비타당성 공동연구 및 정부보고를 2017년 4월 만료한 것으로 나타난다. 타당성 조사결과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동북아 지역의 정치적 리스크만 배제된다면 사업추진이 가능하며 경제성과 기술력이 모두 완비된 상태라고 전하고 있다. 관련국들의 사업추진에 대한 반응도 전과 다르다. 중국의 경우, 시 진핑 주석은 국가 간, 역내, 전 세계 그리드 연결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을 더불어 에너지 수급의 다양성을 확보를 위해 재생에너지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는 에너지수출 시장의 다각화를 위해, 지난 9월 북방경제포럼에서 다시한번 동북아 수퍼그리드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한국의 경우, 12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전력과 중국 국가전망이 한중 전력망을 연계하는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는 공동연구 추진 및 협의 채널을 구성함으로써 한중일 동북아슈퍼그리드 촉진을 위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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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슈퍼그리드 구상


자료: GreenDaily


동북아 수퍼그리드로 삼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다양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전환과 탄소배출 감축의 국면에서 전체적 수급상황과 에너지 변동을 조율할 수 있는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외부연계와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가장 효율적인 믹스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하여 2018년은 파리협정의 이행의 해기도 하다. 동북아 수퍼그리드를 통해 감축된 탄소배출을 파리협정 제 6조 ITMO(Internationally Transferred mitigation outcome)와 연계하여 국제사회에 거래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는 향후 탄소가격과 탄소거래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전력 연계 국가들 간의 전력거래 시장이 생성된다면 유럽의 사례와 같이 경제 협력과 더불어 동북아 지역의 긴장 완화에 주도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은 에너지 관련 신시장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동북아 전력망 연결을 통해 국내의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한국의 우수한 에너지 기술력과 재생에너지 관련 ESS, PV등 다양한 산업이 해외로 진출할 기회를 부여받을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난 12월 12일 프랑스에서 열린 기후정상회담에서 알 수 있듯 트럼프 행정부의 반 파리협정의 행보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대응,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저탄소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불가역적임을 재확인하였다. 마찬가지로 일본의 “저탄소 사회로의 이동”, 중국의 “에코, 녹색 컨텐츠에 대한 수요증가” 그리고 한국의 “에너지전환 3020”을 통해 볼 수 있듯 동북아시아 삼국은 저탄소,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기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단기간에 성취될 수 없는 장기적 사업임에 분명하다. 이에 연관된 개별국가들의 이익과 의지는 상이하며, 관련 이익단체들과의 교섭 등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지만 동북아 수퍼그리드 구축을 위해서는 공통된 문제의식을 명확히 설정하고 정치적 리스크와 관계없는 안정적 소통의 창구를 구축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동북아 수퍼그리드 프로젝트를 접근한다면 동북아 지역의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과 환경문제를 위한 협력은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 생각한다.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 Determined Contribution): 우리나라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배출전망치(BAU: Business as usual) 대비 37% 감축으로 결정하고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UN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하였음.
*파리협정의 목표: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2℃보다 훨씬 작게 제한하며 섭씨 1.5℃까지 제한하기로 노력
□참고문헌
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17

이주리, 남북러 전력망 연계와 동북아 슈퍼그리드 사업의 의미, Russia-Eurasia Focus, 2015, p.2

한계례, “동북아 슈퍼그리드, 경제성·기술력 모두 갖췄다“, 2017.11.02.

조선비즈, “동북아 '전력 대동맥' 구축 첫발 뗀 한전…"러시아 값싼 전기 한국으로 연결...관건은 북한", 2017.12.04.

서울경제, “러시아와 에너지·물류 등 9개 분야 협력…新북방정책 전개”, 2017.12.07.

서울경제, “한전-中국가전망 '동북아 슈퍼그리드' 협력”, 2017.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