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래 리포트

[설립인칼럼] 탄소중립 시대의 절대가치 '청정'

우미래생각
작성자
ourfuture
작성일
2020-10-29 11:59
조회
171
[설립인칼럼] [매일경제 세상읽기] 탄소중립 시대의 절대가치 '청정'

2020.10.29

문재인 대통령이 드디어 2050 `탄소중립(Net Zero)`을 선언했다.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다.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가 이미 70여 개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늦기는 했지만 크게 환영할 일이다. 이날 오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유엔 사무총장과 한국의 `낭보`에 관해 반가운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한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을 상쇄해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뜻한다. 화석연료에 바탕을 둔 현대문명을 감안하면 이는 말처럼 쉬운 게 결코 아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2060년 탄소중립 대열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건 국제사회 목표보다 10년이 늦기는 했지만 그래도 평가받았다. 중국은 아직 개도국으로 분류되는 데다 세계 1위 온실가스 배출국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을 선언해야 마땅하지만 침묵해온 선진국이 있다. 세계 2위 배출국이자 역사적 누계로 세계 1위인 미국이다. 기후변화를 `사기(hoax)`라 부르며 화석연료를 사랑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렇게 만들었다. 하지만 11월 3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파리 기후변화협정 `재가입(re-engagement)`을 비롯해 탄소중립 선언과 더불어 대규모 미국판 그린뉴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바이든 캠프의 이너서클에 속한 지인이 알려온 소식인데, 그렇게 되면 미국과 한·중·일 기후에너지 협력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의 이번 탄소중립 선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탈(脫)석탄`이다. 문 대통령은 "에너지 전환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왔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며 "석탄발전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해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의 `석탄 퇴출`은 분명히 하지 않은 채 인도네시아 등지의 석탄발전소 프로젝트 금융을 계속해 국제사회에서 따가운 비판을 받아온 것과 비교하면 `반전`이라 부를 만하다. 특히 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의 상관관계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지난달 필자와 세계지식포럼 대담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저탄소 기저발전인 원전의 역할은 불가피하다"며 "그 대신 석탄발전을 재생에너지로 대폭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탈원전이 아니라 탈석탄이 올바른 선택이라는 조언이다. 사실 그동안 한국이 탄소중립 선언을 늦춰온 것은 원전 없이 온실가스를 과감하게 줄일 방안을 찾지 못했고, 감히 그런 얘길 꺼낼 수도 없었던 배경 때문이라고 관련 부처 당국자들은 하소연한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과학적으로 묻고 선택해야 한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청정에너지는 석탄과 원자력 중 과연 어느 것인가.`

궁극적 청정에너지인 재생에너지는 바람과 태양, 지리 등 `자연자본`이 좋은 지역을 전략적 생산기지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주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203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일찌감치 재생에너지 확산에 주력해온 제주는 이제 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되는 잉여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에너지를 만드는 `그린수소` 실증사업에 국내 최초로 착수했다. 이는 수소버스를 가동하는 에너지원이 되고, `청정 제주`를 상징하는 선순환 프런티어로 연결된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로 `청정(淸淨)`은 에너지와 교통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절대가치가 되고 있다. 방역을 위해서라도 깨끗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라를 깨끗하게 다스려 세상이 태평한 것을 `청정(淸定)`이라고 한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다음 세대에 물려줄 자산은 청정이다.

[김상협 (사)우리들의미래 전 이사장, 설립인 (제주연구원장, KAIST 초빙교수)]